Other thoughts 3

회고 2

그러니깐 나는, 어쩌면 그렇게까지 간결하게 쓰고 싶지 않았던 걸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단지 내 모든 생각을 기록함으로써 기억해 버릴까 두려웠던 것이다. 어떤 생각은 그 시절의 일로 묻어두고 영원히 꺼내보고 싶지 않은 법이다. 특히나 그게 나의 과오를 상징하거든. 사람은 누구나 실수를 한다. 이 지상에 태어나 해보는 모든 것들이 처음인데, 어떻게 서투르지 않을 수 있을까. 설령 처음이 아니더라도, 서투른 마음에 실수할 수도 있는 것이다. 나는 이 관점에 있어 조금 더 관대해지기로 했다. 그래야만 나도 스스로를 용서하고 살아갈 수 있지 않겠는가. 실수를 했다면, 그리고 그걸 인지했다면, 앞으로 그러지 않으리라고 굳게 다짐하고 실행하면 된다. 내 대학생활에 단 한가지 후회가 있다면 나는 내 가장 ..

Other thoughts 2024.11.30

무정한 신 아래에서 사랑을 발명하다

https://n.news.naver.com/article/028/0002329202?sid=110 무정한 신 아래에서 사랑을 발명하다[한겨레] [토요판] 신형철의 격주시화 (隔週詩話) 랭보에게서 이영광에게사랑의 발명 이영광 살다가 살아보다가 더는 못 살 것 같으면아무도 없는 ...n.news.naver.com 그러나 요즘 나는 사랑과 동정이 깊은 차원에서는 다르지 않다는 생각을 한다. 특정한 요소에 대한 동정이 아니라 존재 자체에 대한 동정이라면 말이다. 그가 이 세상을 살아간다는 사실 자체가 안쓰러워 그 곁에 있겠다고 결심하는 마음을 사랑이 아닌 어떤 다른 이름으로 불러야 더 정확할 수 있단 말인가. (권여선의 소설 ‘봄밤’을 읽고도 그런 생각을 했다. 나는 이영광과 권여선을 함께 떠올리고는 한다. ..

Other thoughts 2024.10.17

회고.

정말 힘들었다. 이 말 말고는 달리 서문을 열만한 문장이 아무리 찾아봐도 없었다. 지금 이 글도 세 번째 다시 쓰는 것이다. 곧잘 무엇에 대해서 잘 쓰는 편이고, 말주변은 없지만 글로 내 생각을 나타내는 일에 대해서는 한 번도 자신이 없던 적은 없었다. 그러나 이 글만큼은 단어와 단어 사이에서 망설임이 묻어 나온다. 글에서조차 은유를 사용하며 너무 솔직하기보다는 나만 알 수 있는 진심을 문장뒤에 감춰놓는 편이다. 솔직함과 진실함은 무기다. 그걸 너무 잘 알기에 그 누구에게도 거짓을 늘어놓은적 또한 없다. 그러나 스스로에게도 솔직한 적은 없었다. 진심을 직면하자니 스스로가 무너질까 두려웠다. 그래서 스스로도 속였다. 괜찮다고, 힘들지 않다고, 더 할 수 있다고. 그렇게 내 대학생활은 끝없이 지쳐가는 과..

Other thoughts 2024.10.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