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oughts on music

뜨거운 여름밤은 가고 남은 건 볼품없지만

s.so 2024. 8. 5. 03:47
뜨거웠던 지난날은 가슴에 묻어 두고 볼품없어진 마음을 추슬러 새로운 사랑을 하겠다는 내용이 담긴 곡

 
 
음원으로 발매되기까지 끝없는 수정과 생각을 거치기에 그렇게 해서 나온 노래들은 완벽합니다
 
우리의 인생에 있어서는,
선택지는 한 번밖에 찾아오지 않습니다
그 선택에 따라 많은 것이 달라지고,
한번뿐이기에 우리는 때때로 후회 속에 살기도 하죠
같은 기회가 두번 찾아오는 일은 기적과도 같기에,
우리는 늘 다가올 기회를 위해 준비하며 삽니다. 
 
음원은 같은 선택지가 여러 번 주어져서, 가장 좋은 결과를 도출해 낸 선택지만 모아놓은 것 같습니다. 
녹음을 하다 마음에 들지 않으면 몇번씩 다시 녹음을 할 수도 있고,
여러 사람들의 피드백을 받으며 수정을 거듭할 수도 있습니다. 
 
음원은 완벽하지만
그렇게 만들어진 노래를 라이브로 듣는것 또한 가슴 벅찬 일입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라이브를 할때 음원과는 다르게 바꾸어 부르는 게 좋습니다. 
아예 편곡 자체를 다르게 하는 것도 좋고, 가사를 바꾸는것도 좋고, 다 좋습니다.
 
잔나비는 라이브를 할때 음원과는 다르게 부르는 일이 꽤 많습니다.
'뜨거운 여름밤은 가고 남은 건 볼품없지만'이 그 예시입니다. 
 


그땐 난 어떤 마음이었길래
내 모든 걸 주고도 웃을 수 있었나
그대는 또 어떤 마음이었길래
그 모든 걸 갖고도 돌아서 버렸나

 
 
화자는 이제는 끝이 난 사랑을 되돌아봅니다
어느 여름밤의 사랑은 화자 스스로도 이해되지 않을 정도로 아주 뜨거웠습니다
 
다만 사랑은 언제나 공평하지만은 않습니다
무게가 다르기도 하고,
시기가 다르게 찾아오기도 합니다. 
 
화자는 사랑하던 사람에게 물어봅니다
어떤 마음이었길래 그 모든 진심을 갖고도 돌아섰는지

 

뜨거운 여름밤은 가고
남은 건 볼품없지만
또 다시 찾아오는
누군갈 위해서 남겨두겠소

 

다만 뜨거웠던 여름밤은 지났습니다. 
이제 남은 건 순수하던 마음이 아닌,
누군가에게 쥐어주기엔 볼품없는 마음뿐입니다
 
그럼에도 우리는 계속해서 사랑해야 합니다
그러니 언젠가 찾아올 누군가를 위해
그 또한 남겨두어야 합니다
 

눈이 부시던 그 순간들도
가슴아픈 그대의 거짓말도
새하얗게 바래지고

 
 
시간은 참 이상합니다.
 
사랑하는 사람과 보내는 시간은 너무 빨리 흐르고, 
어떤 때는 또 더디게 흘러갑니다.
 
다만 다른 많은 것들과는 다르게, 시간은 공평합니다.
시간이 흐르면 제 아무리 깊은 상처일지라도 아물기 마련입니다. 
그런 시간 속에서 많은 게 잊힙니다.
 
미운 실수들도,
잊지 못할 것 같다 말했던 순간들도,
잊히기 마련입니다. 
 

그리운 그 마음 그대로
영원히 담아둘꺼야
언젠가 불어오는
바람에 남몰래 날려보겠소

 
 
그리움을 사랑이라 부를 수 있을까요?
 
보고 싶은 마음은 볼 수 있는 상대를 지칭하지만
그리운 마음은 이제 더 이상 볼 수 없는 상대를 지칭합니다.
어쩌면 만날 수는 있지만, 이제는 볼 수 없는 어느 시절의 상대를 지칭할 수도 있겠습니다. 
 
지나간 순간은 다시는 돌아오지 않습니다. 
어떤 순간은 영원이 되기도 하지만,
실은 영원하지 않기에 더욱더 소중하고 아름다운 것일지도요
 
그러니 그리움도 있는 그대로 담아두기로 합니다. 
누추한 마음이기에, 그저 남몰래 바람 속에 날려 보내기로 합니다. 
 

우리는 아름다웠기에
이토록 가슴아픈걸
이제야 보내주오
그대도 내 행복 빌어주시오

 
 
이 노래의 라이브 버전에는 마지막 부분이 조금 다릅니다.
벌스부분의 가사가 바뀌어서 끝에 추가되는데요
음원은 뜨거운 여름밤의 한가운데서 쓴 것 같은 느낌이 든다면
라이브의 마지막 부분은 그 여름밤이 아주 지나고 나서야 전하는 말인 것 같은 느낌이 듭니다.
 
아름다웠기에 아픕니다.
아름답지 않았더라면 아플 리가 있을까요? 
 
그렇게 아프다가
시간이 그 모든 상처와 실수들을 지워내고
아름답던 추억들도 조금은 바래지면
이제야 보내줍니다. 
 


 
영원할 줄 알았던,
영원하길 바랐던,
처음으로 영원을 믿어보게 한 사랑이지만
역시나 모든 것에는 끝이 있기 마련입니다.
 
서둘러 뒤돌지 않고
마주 보던 그대로 뒷걸음치며
서로의 안녕을 바라봅니다.
 
그대도 내 행복을 빌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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