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랑 나와 시간의 바깥은 같은 세계관의 내용인데요
여기저기서 주워들은 해석들과 개인적인 견해를 더한
주관적인 해석입니다
재미로 봐주세요 :)
내가 먼저 엿보고 온 시간들
너와 내가 함께였었지
이야기의 주인공인 아이유는 미래를 볼 수 있습니다
얼마나, 어떻게 볼 수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그렇게 훔쳐본 미래에서 화자는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있습니다
다만 현재에는 그 사람이 없습니다
소년은 깊은 잠에 빠져있는 걸로 보입니다
화자는 날짜를 하루하루 세어가며
잠든 이가 깨어나기까지 기다립니다
너랑 나랑은 지금 안되지
시계를 더 보채고 싶지만
네가 있던 미래에서
내 이름을 불러줘
다만 소녀가 본 미래는 너무 먼 미래였던 듯합니다
소년이 함께하지 않는 시간은 너무나 길게 느껴졌고
때문에 소녀는 먼저 미래에 가보기로 합니다
소녀는 어렸고,
기다림은 너무나도 길었기에
그러면 안 될걸 알면서도 시간을 돌리기로 합니다
해서 소녀는 소년에게 부탁합니다
혹시 내가 알아보지 못하거든,
무슨 일이 생겨 기억하지 못하거든,
내 이름을 불러달라고
네가 있을 미래에서
혹시 내가 헤맨다면
너를 알아볼 수 있게
내 이름을 불러줘
그렇게 소녀가 떠나자마자
소년은 긴 잠에서 깨어납니다.
소년을 만나기 위해 미래로 떠났건만,
시간은 그들을 비껴갑니다
그들을 비껴간 시간은 속절없이 흐릅니다.
그렇게 흐르고 또 흘러,
원래라면 소녀와 소년이 함께했어야 할 시간에,
그러니깐 즉 소녀가 시간여행을 한 시간에
도착합니다
8년이라는 시간이 흘렀습니다.
소녀는 더 이상 소녀가 아니었고
소년 또한 더 이상 소년이 아니었습니다
그렇게 어른이 되어버린 시간 속에서
그들은 여전히 서로를 찾습니다
그들의 세계가 엇갈리고
시간이 엇갈리며 모든 게 변했지만
서로를 향한 마음 하나만큼은 변하지 않은 듯합니다
소녀는 시간여행의 부작용으로
다른 차원에 떨어지게 됩니다
소년은 그런 소녀를 찾아가기 위해
계속해서 시간에 대해 연구합니다
소녀가 그저 다시 한번 소년을 보고 싶어
시간을 돌린 것처럼
소년 또한 그저 다시 한번 소녀가 보고 싶어
소녀의 시간에 닿기 위해 노력합니다
사랑이라는 단 한 가지 이유로
그들은 긴 시간을 홀로 견뎌냅니다
다시 만날 수 있을 거라는 희망에 매달린 채로
서로를 닮아 기울어진 삶
소원을 담아 차오르는 달
하려다 만 괄호 속의 말
이제야 음 음 음
어디도 닿지 않는 나의 닻
넌 영원히 도착할 수 없는 섬 같아
헤매던 날
이제야 음 음 음
긴 시간 동안 서로를 그리워하며
서로의 기억을 되새김질하던 그들은
본인들도 모르게 서로 닮아갑니다
빌 수 있는 모든 소원에
그들이 다시 만나게 해달라고 빌었을 겁니다.
차오르는 달에,
떨어지는 유성우에,
그 모든 소녀의 소원 속에 소년이 있었을 겁니다
소년을 찾지 못해
어디에도 내릴 수 없던 닻과
영원같이 느껴지는 기다림
낮에도 밝지 않은 나의 밖
끝없는 밤 남겨진 반
넌 어떨까 나와 같을까
알 수 없음에 아파지던 맘
더 멀리 자유 그 위로 가자
내일이 우릴 찾지 못할 곳에서 기쁘게 만나
이제야 한눈에 찾지 못해도 돼
내가 널 알아볼 테니까
기다림은 끝없는 밤같이 느껴졌을 겁니다
그렇게 기다리며 소녀는 궁금했을 겁니다
소년 또한 본인을 그리워하는지,
아직 기다리고 있는지,
여직 같은 마음인 건지
그러나 시간이 그들을 갈라놓았기에
그 어떤 질문에도 답을 알 수 없었습니다
8년 전 혹시 본인이 헤매거든
내 이름을 불러달라던 소녀는
이별의 시간 속에서 많이 성장합니다
한눈에 본인을 알아보지 못해도 괜찮다고
본인이 꼭 알아보겠다고
그에게 하는 약속이자,
스스로에게 하는 다짐인 듯합니다
기다려
잃어버렸던 널 되찾으러
엉키었던 시간을 견디어
미래를 쫓지 않을 두 발로
숨이 차게 달려가겠어
뒤엉켜버린 시간을 견디고 견디어
그들은 드디어 재회를 하게 됩니다
현재도 미래도 아닌,
시간의 바깥에서
기다려
기어이 우리가 만나면
시간의 테두리 바깥에서
과거를 밟지 않고 선다면
숨이 차게 춤을 추겠어
드디어 (드디어)
기다림의 이유를 만나러 (만나러)
꿈결에도 잊지 않았던
잠결에도 잊을 수 없었던
너의 이름을 불러 줄게
소년은 도착해서는 시간을 확인합니다
소녀는 왜 이리 늦었냐며,
투정을 부립니다
너무나 긴 시간이 흘렀고
소년과 소녀는 둘 다 성장하였습니다
그들은 각자의 시간 속에서
과거에도, 미래에도 묶이지 않는 법을 배웠고
그렇게 그들은 둘을 갈라놓았던 시간의 제약에서 벗어나
숨이 차게 춤을 추며 기쁨을 만끽합니다
흐르는 시간 속에서
흐려져만 가는 기억을 붙잡으며
꿈결에서도 소년을 보고
잠결에도 소년의 이름을 부르던 소녀는
드디어 그의 이름을 부를 수 있게 됩니다
하늘에 죄를 지은 사랑도
칠월칠석 하루는 만나거늘
8년 만에 재회한 그들에게 주어진 시간은
너무 짧았습니다
슬픈 표정으로
소년과 소녀는
이제는 앳된 티를 벗은 서로의 얼굴을
하염없이 바라봅니다
8년 전 잠들어 있던 소년의 손목에
시계를 그려 넣었던 것처럼
소녀는 이번에도 소년의 손에
무언가 그려 넣습니다
사랑하던 나를 잊지 말아 달라고,
기억해 달라고,
그래야만 또 만날 수 있으니
현실로 돌아온 소년의 손에는
파란 장미가 그려져 있습니다
원래 파란 장미의 꽃말은 '불가능'이었습니다
자연에서 파란색 장미가 나오기란 불가능했기 때문이죠
그러나 시간이 흐르고 기술이 비약적으로 발전하며
파란 장미의 재배또한 가능해집니다
해서 파란장미의 꽃말은
'기적', '포기하지 않는 사랑'으로 바뀌게 됩니다.
긴긴 서사를 거쳐
비로소 첫 줄로 적혀
나 두려움 따윈 없어
서로를 감아 포개어진 삶
그들을 가만 내려보는 달
여전히 많아 하고 싶은 말
우리 좀 봐 꼭 하나 같아
소녀의 서사는 너무 길었습니다
엉겁 같은 시간을 견디고서야
소녀는 그들의 이야기에 첫 줄로 적히게 됩니다
포기하지 않았기에
불가능 위에 기적을 피워낸 그들의 사랑 이야기입니다
일각에서는 현실에서 그들의 결말은 새드엔딩이라고도 합니다
시간의 바깥에서 재회했지만,
결국 그들은 각자의 시간으로 돌아가야만 했습니다
그 이후의 이야기는 우리는 알 수가 없죠
그러나 저는 조금 다르게 생각합니다
제가 정말 좋아하는 '너의 이름은' 해석입니다
여기에서의 해석을 가져와 빗대어 보자면,
소녀가 시간여행을 하며 다른 시공간이 생겨났고
어떤 시공간에서는 소녀가 보았던 그 미래가,
그들이 만나지 못한 현재가,
시간의 제약에서 벗어나 재회한 시간의 바깥이,
존재하는 것이죠
소년과 소녀가 서로를 그리워하며
결국 시간의 바깥에서 재회한것처럼,
그들이 또 서로를 잊지 않고 기억한다면
또 한번 기적이 일어나지 않을까요?
이상 시간의 바깥 해석이었습니다
너무 좋아하는 이야기라 글이 길어졌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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